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4일 오후 2시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김창범 4・3유족회장,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과 4·3 관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돼 가족을 찾은 희생자는 예비검속 희생자 김희숙님과 9연대 군인 희생자 강정호님이다.
신원 확인은 지난해 4·3희생자 유가족 281명의 채혈 시료와 제주국제공항 발굴유해의 유전자 대조를 통해 이루어졌다.
보고회에서는 서울대 법의학교실 박사인 조소희 박사의 신원확인 결과 보고 후, 이름을 찾은 두 유해가 유가족에게 인계됐다.
70여 년 만에 유해로나마 가족과 만나게 된 유가족은 유해에 이름표를 달고 헌화와 분향을 하며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의 시간을 가졌고, 이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희생자 김희숙님의 아들 김광익 씨는 “아버지 유해를 찾아주고 고향 땅에 묘를 만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그동안 아버지를 보고 싶을 때 알뜨르 비행장 비석에 새겨진 아버지 이름을 만지며 소리쳤는데, 이제 찾게 돼 행복하다.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희생자 강정호님의 조카 강중훈 씨는 “감히 부르고 싶어도 부르지 못했던 숙부님의 이름을 70여 년이 흘러 불러본다”며, “늦었지만 4·3 당시 희생당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형제들의 원혼도 함께 풀게 됐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오랜 세월 이름 없이 잠들어야 했던 영령들의 명복을 기원한다”며,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영겁 같은 세월을 눈물로 보냈을 유족 한 분 한 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도내에서 발굴된 유해 417구 중 아직 272구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4·3 희생자들의 신원을 모두 밝히고 그들이 가족 품에 돌아와 영원한 안식을 취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유해 발굴은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11구)을 시작으로 2007~2009년 제주국제공항(388구), 2010~2021년 표선면 가시리 외 8개소(12구), 2023년 안덕면 동광리(2구), 2024년 애월읍 봉성리(4구) 등 도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총 417구의 유해가 발굴되었으며, 이 중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도외 발굴 유해 2명을 포함해 총 147명에 달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도 유해 발굴 및 유전자 감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2023년 도외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를 토대로 대전 골령골 학살터와 경산 코발트광산, 전주 황방산 일대에 암매장된 유해 중 4‧3 수형인들도 포함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한 명도 빠짐없이 찾아내기 위해 유전자 감식과 대조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제주연합방송 gumisun@daum.net
# [제주연합방송]의 사진과 기사를 무단 전재 및 재배포시 저작권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